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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심장병까지 유발… 화 잠재우는 법 5가지

황보연희 2020. 2. 1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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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분노는 심장 기능에 이상을 유발할 정도로 위험하다. 실제 큰 분노를 느낄 때 우리 몸에서 가장 타격받는 장기가 '심장'이다. 전문가들은 단 한 번의 큰 분노로 급성 심근경색이나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축구의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는 월드컵 시즌에 축구 응원을 하다가 분노를 느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종종 발생한다. 분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라는 질환도 있다. 극도의 분노로 갑자기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교감신경 활성화되며 혈압 높아져 교감신경 활성화되며 혈압 높아져

갑자기 큰 화를 느끼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이 때문에 심장근육의 수축력이 커지고, 맥박수가 늘어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혈관 안쪽 내피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혈소판 응집이 증가해 혈관을 막는 혈전(피떡)이 잘 생기기도 한다. 중장년층은 혈관의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아 이러한 과정 중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혈관이 건강한 젊은층은 부정맥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순환(Circulation)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52개국 1만2461건의 심근경색 사례를 분석한 결과, 14.4%가 증상 한 시간 전에 분노를 겪었다. 또한 분노한 사람은 대조군에 비해 급성 심근경색 발병률이 2.44배로 높았다.

1주일 두 번 이상 폭언, 장애 의심 주일 두 번 이상 폭언, 장애 의심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행위가 반복되면 단순히 '괴팍한 성격' 탓이 아닐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는 '간헐성 폭발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병인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이다. 목표지향적인 사회 분위기, 원만하지 못한 인간 관계 등으로 인해 생긴다. 1주일에 두 번 이상, 3개월 넘게 폭언을 하거나, 1년에 세 번 이상 폭력을 휘두르면 간헐성 폭발장애가 의심된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됐거나 한꺼번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노가 생기고, 작은 일에도 분노를 참지 못하면서 악화된다. 간헐성 폭발장애 환자는 편도체와 전전두엽 사이의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게 원인이다. 편도체가 감정을 느끼면 전전두엽은 그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가 쌓이면 전전두엽에 과부하가 걸려 제 기능을 못해 병이 된다. 간헐성 폭발장애가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우선 편도체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약물 등으로 치료를 한다. 하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평소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숫자 세기=숫자를 세는 일은 이성에 관여하는 '좌뇌'를 쓰게 해, 잠시 흥분된 '우뇌(감정에 관여)'의 작용을 제어한다. 상대방 넥타이에 그려진 무늬나 주변에 놓여진 볼펜 개수 등을 세면 된다.▷생각 글로 적기='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아' 등 상대방의 주장에 반대하는 발언을 글로 적어 놓고 미리 읽어 연습하는 게 도움이 된다.​

▷화 유발 대상 보지 않기=아무리 강한 분노도 15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화나게 하는 대상에서 잠시 떨어져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화내지 말자' 문구 써놓기=휴대전화 화면이나 책상 위같이 눈에 잘 띄는 곳에 '폭발하지 말자' 등의 문구를 써놓으면 화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그 사이에 화를 잠재우는 법을 실천할 수 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

2020.02.19. 08:30